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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이 지난 12일

남양주 체육문화센터 테니스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는 등산도 골프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테니스 뿐이다”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은 1950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고희’다. 70살 나이는 그에게 숫자에 불과하다.

 

성 회장은 여전히 테니스에 관해선 열정적이다. 지금껏 동호인대회에서 약 140회에 가까운 우승 경력을 보유한 그는 국내 동호인 사이에선 유명 인사이자 실력자다. 올해도 3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올해도 베테랑부 동호인 랭킹 3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ATA 회장으로서 내년에 있을 대회 유치에도 직접 발벗고 나선다. 한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다. 테니스를 향한 열정만큼은 20대를 능가한다.

 

성 회장은 “내가 열심히 해야 다른 사람들 본보기가 된다. 노익장을 과시하기 위해선 대회 출전도 하고, 입상도 해야 된다. 테니스를 더 잘하기 위해 지금도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죽을 고비 넘기자 ‘운명’처럼 찾아온 테니스
성 회장이 처음부터 테니스를 접했던 건 아니다. 그는 31살이던 1981년, B형 간염에 걸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는다. 입원 중에는 아들이 태어났다. 이를 보며 ‘살아야 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게 됐다.

 

성 회장은 “병원에서도 죽는다고 다들 포기했다. 가족들도 내가 죽는 것으로 알고 모든 준비를 했다. 그랬는데 운 좋게 살아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6개월 가량의 투병 생활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투병 생활로 몸이 약해졌고, 몸무게는 10㎏ 이상이 빠졌다. 이로 인해 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후 점차 건강을 되찾으며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1986년에 운명적으로 테니스와 만난다. 그의 나이 37세 때였다.

 

매개체는 주말이면 테니스를 치러가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동창을 따라갔던 테니스 코트에서 성 회장은 “저 정도면 내가 더 잘할 수 있겠는데…”라는 왠지모를 자신감을 갖게 됐다. 성 회장과 테니스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고등학교 3학년까지 탁구 선수로 활동했던 그에게 테니스는 어려운 종목이 아니었다. 성 회장은 “(테니스와 탁구가) 스윙 방법만 다르다. 경기 운영하는 방법은 비슷하다”고 웃었다.

 

어릴 적부터 운동 신경이 뛰어났던 그는 테니스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누린다. 성 회장은 “테니스 라켓을 잡은 순간부터 열리는 대회는 전부 출전했다.

 

1992년에 첫 우승을 하고 윔블던 대회 관람 기회를 얻게 됐다. 테니스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졌고, ‘나도 동호인들을 위해 직접 테니스 대회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테니스에 눈을 뜨기 시작한 성 회장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간 단 한 주도 동호인랭킹 1위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을 정도로 아마추어 최강자로 등극한다.

 

2001년에는 한 해에 13개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가 잘 해서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내 실수로 패하는 건 용납이 안 된다. 실수 ‘제로’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경기에 나선다”면서 “상대를 이기는 건 그냥 되는 게 아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20대 못지 않은 체력의 비결=철저한 자기 관리
성 회장은 지금도 4개월마다 한 번씩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다. 하지만 삼십대 초반에 겪은 큰 풍파 이후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 자신보다 10살, 많게는 20살 넘게 어린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성 회장은 술, 담배와 거리를 둔 지 오래됐다. 눈을 뜨면서부터 철저한 자기관리에 돌입한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집 안에서 10분 가량을 걷는다.

 

그리고 스윙 연습을 300번 정도 한다. 그리고 코트로 가서 코치와 함께 훈련을 한다. 이 패턴이 하루의 시작이다. 그리고 주중에는 두 번 동호인들과 연습을 하고, 주말에는 거의 경기에 나선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성 회장의 빈틈없는 자기 관리는 든든한 지원군인 아내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 회장은 아내가 챙겨주는 아침 식사를 무조건 먹는다.

 

그의 아내는 매일 아침, 소고기와 생선 등을 준비해 성 회장이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같이 살다보니까 표현하는 게 잘 안된다. 참 어렵다”며 쑥스러워했다.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이 12일

남양주 체육문화센터 테니스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년 외길 테니스 인생…KATA 회장이 되기까지
성 회장은 국내 동호인 테니스의 선구자격이다. 24년 전인 1995년, 신충식 KATA 명예회장, 주원홍 아시아테니스연맹 부회장과 함께 KATA의 전신인 대한테니스협회 동호인위원회를 발족했다. 동호인랭킹도 도입했다.
 
성 회장은 KATA 3대 회장으로 임명된 2007년부터 지금까지 KATA 수장을 역임하고 있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동호인 대회가 몇 개 없었다. 그러나 KATA는 올해만 45개 대회를 유치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동호인 테니스 단체가 됐다.
 
성 회장은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직접 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성 회장 전화 벨소리는 계속 울렸다. 기아자동차컵, 헤드컵, 케이스위스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내년에도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후원에 나선다.
 
3~4개의 대회가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단체를 운영한다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다. 항상 좋을 수가 없다”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테니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고, 이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업들의 관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이라며 공을 돌렸다.
 

KATA는 유소년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은 유소년 지원금으로 2000원씩 내야 한다. 이렇게 모인 돈은 유소년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연간 8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이 모이는데, 전부 지원금으로 소진된다.

 

KATA는 유망주 한찬희(14)와 박소현(17·CJ제일제당 후원)을 적극 후원하고 있고, 중·고등학생 선수들에게 필요한 양말과 신발 등 테니스 용품들을 한국중고테니스연맹에 기증하고 있다.

 

성 회장은 “2000원을 내지 않으면 대회에 나올 수 없다. (유소년 발전기금은)예전부터 구상했던 것이다. 시행한 지는 10년이 넘었고, 체계가 자리를 잡은 건 4~5년 정도 됐다.

 

돈을 버는만큼 베풀어야 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를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테니스 선수가 배출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이 12일

남양주 체육문화센터 테니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희’에도 식지 않는 열정…“나에게는 오로지 테니스”

어느 덧 테니스는 성 회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30년 넘게 그의 곁을 지킨 테니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테니스의 국내 인기는 예전에 비해 식었을지 몰라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인기있는 최고의 스포츠 중 하나다.

 

어디서든, 누가 됐든 간에 테니스를 칠 수 있다. 또 함께 테니스를 치면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도 접하게 된다. 내 인맥의 바탕은 테니스다. 하면 할수록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다”라고 테니스 예찬론을 폈다.

 

고희를 맞았지만, 그의 테니스 인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KATA는 오는 21일부터 ‘2019 동운배 KATA TOUR’ 대회를 연다. ‘동운’은 성 회장의 호이기도 하다. 이 대회에서 성 회장의 고희 기념식도 대회 첫 날 열릴 예정이다.

 

동운배에는 1600여 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참가할 전망이다. “나를 위한 행사는 마지막이지 않겠나”라고 운을 뗀 성 회장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직후 내 인생의 목표는 39살까지 사는 것이었다.

 

그 다음은 50살이었는데, 70살까지 살게 됐다. 참 고마운 일”이라면서 “어려움 있을 때마다 나 자신을 잃지 않았고, 어려움이 닥쳐도 절대 움츠러들지 말자고 다짐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왔던 게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다”고 고희를 맞은 소회을 담담하게 밝혔다.

 

성 회장은 7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꿈과 목표를 갖고 있다. 거창한 건 아니다. 그의 머릿 속에는 테니스로 가득했다. 성 회장은 “지금도 동호인들은 정말 열심히 테니스를 친다.

 

기업들의 후원으로 보다 많은 대회가 개최돼, 동호인들이 혜택을 최대한 받았으면 한다. 우승도 하고, 그랜드슬램 대회 참관도 하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다”라고 국내 동호인테니스의 활성화를 재차 바랐다.

 

이어 그는 “내가 KATA 회장을 이제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겠나. 길어야 2~3년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하지만 테니스는 내 몸이 아프지 않는 이상은 계속 칠 거다. 나는 등산도, 골프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테니스 뿐이다”라고 테니스 향한 애정을 듬뿍 담아냈다.[남양주=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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