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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 부모, 80년대 미국에 정착..현재 미국 선수 중 최고 랭킹

소피아 케닌 [AP=연합뉴스]

 "제 꿈이 공식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소피아 케닌(22·미국)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이겨 우승을 차지한 뒤 밝힌 소감이다.

 

그는 '공식적으로(officially)'라는 단어를 썼다. 꿈이 이뤄진 것이면 이뤄진 것이지 공식적으로 이뤄졌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 이번 대회에서 케닌이 결승까지 승승장구하자 그의 어린 시절이 담긴 동영상이 화제가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케닌은 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9년 프랑스오픈 16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우승 경력도 2018년까지 없다가 지난해만 세 차례 달성했다.

 

당연히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4강에서 세계 1위 애슐리 바티(호주)를 물리쳤고 결승에서는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는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에게 2-1(4-6 6-2 6-2) 역전승을 거뒀다.

아버지 알렉산더와 함께 포즈를 취한 케닌(왼쪽) [AFP=연합뉴스]

최근 화제가 된 동영상은 케닌이 6, 7살 때 촬영된 것으로 해당 영상에서 '어린이 케닌'은 "챔피언이 되고 싶고, 세계 1위도 되고 싶다"고 말한다.

 

또 당시 '광속 서버'로 유명한 남자 선수 앤디 로딕(미국)의 서브를 받아내는 방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2000년대 초반 톱 랭커였던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는 당시 투어 대회 경기장을 케닌과 함께 둘러본 뒤 "혹시 누가 알겠느냐. 이 어린이가 나중에 빅 스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케닌의 '공식적으로 꿈이 이뤄졌다'는 말은 바로 이런 자신의 어린 시절 동영상과 연관된 의미다.

하지만 케닌이 호주오픈 우승으로 달성한 이 꿈은 케닌 가족들의 '아메리칸 드림'이기도 하다.

 

케닌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알렉산더 케닌은 1987년 당시 소련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알렉산더는 "진짜 세계를 경험하고 싶었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안겨주고 싶었다"고 미국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알렉산더는 미국에서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고 밤에는 운전 일을 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키워갔다.

그는 "힘들었지만 살기 위해서는 다 하게 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케닌의 경기 모습. [AFP=연합뉴스]

가족들은 러시아식으로 '소냐'라고 부르는 소피아 케닌은 199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케닌을 돌봐줄 할머니 등 친척들이 러시아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닌의 가족들은 케닌이 태어난 뒤 몇 달 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고 케닌은 미국에서 테니스를 배우며 주니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성장했다.

 

케닌은 "어릴 때 테니스 라켓과 공이 유일한 장난감이었다"며 "그것만 갖고 놀아서인지 지금 공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키 170㎝로 WTA 투어에서 큰 편이 아닌 케닌은 서브 최고 시속 역시 160㎞ 초반대로 빠르지 않다.

그런데도 그가 '공격형'으로 분류되는 것은 다양한 샷 구사와 적절한 코스 공략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1일 결승에서도 케닌의 샷에 무구루사가 코트 좌우, 앞뒤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다. 무구루사가 2세트부터 첫 서브 성공률이 떨어지고 샷이 계속 조금씩 길게 라인 밖으로 나가게 된 이유다.

또 특유의 '파이터 기질'도 빼놓을 수 없는 케닌의 장점이다.

 

케닌은 결승에서 6차례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아 5번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반면 상대에게 12차례나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지만 서브 게임을 내준 것은 2차례밖에 없었다.

 

그만큼 고비에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2-2로 맞선 자신의 서브 게임 0-40으로 뒤진 상황에서 연달아 5포인트를 따내 서브 게임을 지킨 장면이 이날 경기 승부처로 꼽힌다.

우승컵에 키스하는 케닌 [AP=연합뉴스]

케닌은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코트 위에서 자신의 장점을 묻는 말에 "내 안의 열정이나 믿음과 같은 투쟁심"이라며 "이것은 누가 가르쳐주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실점하거나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라켓을 코트 바닥에 던지거나 발로 차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마리야 샤라포바나 안나 쿠르니코바의 경기를 많이 봤다"며 "러시아 특유의 그런 맹렬한 파이터 기질이 내게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만 21세 80일인 케닌은 2008년 샤라포바(당시 만 20세 9개월) 이후 호주오픈 최연소 여자 단식 우승자가 됐다.

샤라포바 역시 러시아에서 태어난 이후 미국 플로리다에 정착한 선수다.

 

케닌은 3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7위가 된다. 현재 미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케닌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해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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